캐나다 동부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반드시 고민하게 되는 두 도시, 몬트리올과 토론토. 이 둘은 같은 캐나다 안에 있으면서도 상반된 분위기, 역사, 문화, 삶의 방식, 풍경을 지닌 도시입니다. 프랑스풍의 고즈넉한 예술 도시 몬트리올과 북미형 대도시이자 세계적인 도시로 성장한 토론토는 서로를 비교할수록 매력이 뚜렷하게 드러납니다. 이번 글에서는 '문화', '풍경', '물가'라는 세 가지 핵심 키워드로 두 도시를 깊이 있게 비교합니다. 몬트리올과 토론토 중에서 여행지 선택에 고민이 있는 분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문화 비교 – 유럽 감성의 몬트리올 vs 다문화의 토론토
몬트리올은 북미 대륙에 위치해 영어만 사용할 것 같지만 보기 드문 프랑스어권 도시입니다. 거리의 간판, 지하철 안내 방송, 신문까지 모두 프랑스어가 우선입니다. 이 프랑스적 감수성이 도시 전체를 독특하게 만듭니다. 특히 ‘올드 몬트리올(Old Montreal)’은 석조 건물과 고풍스러운 성당들이 남아 있어 도보 여행만으로도 유럽 여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랜드마크인 노트르담 바실리카(Notre-Dame Basilica)는 고딕 양식의 웅장한 건축미로 여행자들을 압도합니다.
문화 예술의 밀도도 매우 높습니다. 몬트리올 국제 재즈 페스티벌은 세계 최대 규모의 재즈 행사로, 여름이면 거리 전체가 음악으로 채워집니다. 거리 퍼레이드, 무료 공연, 야외 댄스파티 등은 음악에 관심 없는 이들에게도 생동감 있는 기억을 남겨 줍니다. 또한 이곳에는 태양의 서커스(Cirque du Soleil) 본사가 있습니다. 그래서 ‘서커스의 도시’라는 별칭에 걸맞게 길거리 퍼포먼스와 축제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에 비해 토론토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문화를 품고 있는 도시입니다. 토론토의 핵심은 ‘다문화’. 전 세계 다양한 인종이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이곳은 문화의 용광로라고 불립니다. 차이나타운, 코리아타운, 리틀 이탈리아, 리틀 인디아 등 전 세계 음식과 문화를 가까운 거리에서 체험할 수 있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매일 다른 나라를 방문하는 듯한 재미가 있습니다. 다양한 문화가 모인 도시답게 문화 예술 행사도 글로벌 규모입니다. 매년 9월 개최되는 TIFF(토론토 국제영화제)는 세계 4대 영화제로 꼽히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틸다 스윈튼, 봉준호 감독 같은 유명인들이 참석하는 국제적 행사입니다. 이 기간에 토론토를 방문하면 상영관 앞에 길게 줄 선 관객과 실제 영화배우를 만나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도 있습니다. 더불어 ROM, AGO, 온타리오 과학관 등 교육적이면서도 체험 중심의 문화시설도 잘 조성돼 있어 가족 단위 여행자에게도 최적입니다.
풍경 – 계절 따라 바뀌는 몬트리올 vs 자연과 랜드마크가 공존하는 토론토
몬트리올은 도시 중심부에 자연이 깊숙이 들어와 있는 도시입니다. 가장 대표적인 명소는 몽 루얄(Mount Royal)로 도시를 상징하는 언덕입니다. 가을에는 단풍이 도시 전체를 붉게 물들이고, 겨울에는 눈 덮인 언덕에서 스노슈잉과 눈썰매를 즐길 수 있습니다. 산 정상에서는 몬트리올의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며, 해 질 녘이나 해 뜰 무렵 방문하면 황홀한 뷰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봄에는 거리마다 튤립과 벚꽃이 피어나고, 여름에는 거리 공연과 야외 영화제, 미니 마켓 등이 공원과 거리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집니다. 몬트리올은 전체 도시가 커다란 야외 전시장이 되는 느낌을 주는 곳이죠. 또한 생로랑 강변을 따라 걷는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도 잘 마련되어 있어 따뜻한 계절에는 자전거 여행자들이 도시를 유유히 가로지르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계절마다 도시의 분위기와 색깔이 달라 계절을 다르게 하여 재방문하는 것도 추천합니다. 매번 새로운 나라에 온 것처럼 새로울 것입니다.
반면 토론토는 고층빌딩이 즐비한 대도시지만, 도시 한가운데에도 넉넉한 자연이 숨어 있습니다. 하이파크(High Park)는 토론토 시민들의 쉼터로, 400 에이커가 넘는 부지에 산책로, 연못, 벚꽃길, 동물원이 들어서 있습니다. 특히 벚꽃 시즌에는 수천 그루의 사쿠라가 만개해 일본의 벚꽃 명소 못지않은 장관을 선사합니다.
도심에서 페리를 타고 10분이면 갈 수 있는 토론토 아일랜드는 도시 속 또 하나의 여행지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도는 코스는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만점이며, 해변, 등대, 소규모 놀이공원까지 있어 커플, 가족 모두에게 좋은 선택입니다. 나이아가라 폭포 또한 토론토에서 당일치기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세계적인 자연 명소로, ‘도시와 자연’의 밸런스를 중요시하는 여행자에게 토론토는 더없이 좋은 선택지입니다.
💸 물가 – 합리적인 도시 몬트리올 vs 편리하지만 높은 비용의 토론토
여행을 계획할 때 현실적인 요소 중 하나는 물가입니다. 몬트리올은 토론토보다 전반적으로 물가가 10~20% 저렴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평균적인 호텔 숙박비는 몬트리올이 약 CAD 120~150 수준, 토론토는 CAD 180~250 수준이며, 고급 숙소로 갈수록 차이는 더 벌어집니다. 또한 에어비앤비나 B&B 선택지도 몬트리올이 많고, 예산 친화적인 숙소를 찾기가 수월합니다.
교통비 역시 차이를 보입니다. 몬트리올은 STM 시스템을 통해 지하철과 버스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며, 3일 패스가 약 CAD 21 정도로 합리적입니다. 주요 관광지들이 지하철 한두 정거장 거리 안에 있어 도보와 대중교통만으로도 충분한 여행이 가능합니다. 도심 내 자전거 인프라도 좋아 여름철에는 자전거로 대부분의 이동이 가능합니다.
토론토는 TTC와 GO Transit 등 다양한 교통수단이 있지만, 노선이 복잡하고 요금 체계가 조금은 까다로울 수 있습니다. 특히 외곽으로 이동할 경우 요금이 추가되며, 공항에서 시내까지의 접근성이 그리 편리한 편은 아닙니다. 택시나 우버 이용 시 기본요금이 높고, 혼잡 시간에는 비용이 더 증가합니다.
식사 비용도 토론토가 높습니다. 일반적인 패스트푸드는 몬트리올에서 CAD 10~12 정도라면, 토론토는 CAD 14~18 수준입니다. 레스토랑의 1인 평균 식사비 역시 토론토가 30~40% 더 높으며, 음료나 디저트까지 포함하면 체감 물가는 더 벌어집니다. 몬트리올과 토론토의 비용을 한국의 서울과 지방의 물가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어떤 여행을 할 것인지에 따라 방문할 도시를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라서 저예산 여행자, 장기 여행자라면 몬트리올이 훨씬 더 부담 없는 선택입니다.
결론, 최고의 선택은?
몬트리올과 토론토는 전혀 다른 색깔의 도시입니다. 몬트리올은 프랑스어와 유럽 감성, 예술과 거리 문화가 조화를 이루며, 가성비 도시 여행을 원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토론토는 현대적인 도시 인프라, 랜드마크 위주의 관광, 다양한 민족의 문화를 체험하고 싶은 여행자에게 적합합니다.
예산이 넉넉하고 나이아가라 폭포와 같은 대형 자연 관광지까지 함께 여행하고 싶다면 토론토, 예산을 아끼며 감성적이고 예술적인 분위기를 원한다면 몬트리올이 어울립니다.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두 도시를 모두 경험해 보는 것. 몬트리올과 토론토는 VIA 철도를 통해 약 5시간 만에 연결되며, 경유 여행으로도 충분히 소화 가능한 거리입니다.
당신의 여행 스타일에 가장 잘 맞는 도시를 고르고, 그 도시에 몸과 마음을 맡겨보세요. 어느 쪽이든, 캐나다는 늘 그 이상의 감동으로 보답할 것입니다.